수채화로 그린 한국 골목 배경 원화

학교가는 길, 이야기

골목 배경 한 장, 도착 하나, 그리고 여러 개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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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 이유

누구나 어릴 때 보도블록의 특정 무늬나 색만 밟으며 걸어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금 간 블록은 피하고, 무늬 있는 블록만 골라 밟으며 한 칸씩 나아가던 그 놀이 말입니다.

보도블록 중 무늬 있는 블록을 골라 밟는 아이 일러스트
금 간 블록은 피하고, 무늬 있는 블록만 골라 밟으며

얼마 전 조카와 함께 길을 걷다가, 그 아이가 똑같은 걸 하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혼자 바닥을 보며 블록을 골라 밟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잊고 있던 제 어릴 적 기억이 그대로 되살아났습니다.

그 조카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학교 가는 길을 그 아이가 이미 좋아하는 놀이로 채워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보도블록을 골라 밟으며 학교까지 걸어가는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왜 무한 러너가 아니라, "학교까지 3km"인가

이 게임은 원래 흔한 무한 러너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만들면서 계속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 아무리 잘해도 결국 죽는 게임이라면, 그 끝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도착하면 판이 끝나는 게임으로.

학교까지 거리는 3km로 정했습니다. 잘 달리면 3분 34초, 보통은 4분 반 정도 걸립니다. "세션은 3분 이내"라는 원래 목표를 넘어서는 길이지만,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을 위해 그 길이를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 그래서 완주는 늘 새로 얻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골목 그림 한 장이 하는 일

배경을 만들 때 두 번 실패했습니다. 처음엔 나무·전봇대·화분 같은 길가 소품을 3D로 세워 봤는데, 배경이 손그림 수채화이다 보니 3D 모델은 뭘 만들어도 다른 그림처럼 겉돌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긴 띠 그림을 옆에 세워 흘려 봤는데, 평면 그림에는 깊이가 없어서 골목이 아니라 양옆이 막힌 복도처럼 보였습니다.

언덕을 오르는 한옥 골목 배경 원화
지금 게임에서 쓰는 배경 원화 — 오르막 한옥 골목

결국 답은 정지된 그림 한 장이었습니다. 화면 전체를 채우는 손그림 배경 하나가, 움직이는 3D 소품 여러 개보다 훨씬 더 "그 골목"답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보이는 언덕길도 몇 번의 원화를 거쳐 나온 그림입니다.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다른 결말

이 게임에서 게임오버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에너지가 바닥나거나, 물웅덩이에 빠지거나, 골목을 오가는 동네 강아지와 부딪히거나 — 각각 다른 이유로 판이 끝나고, 그때마다 다른 짧은 엔딩 영상이 나옵니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하면, 완전히 다른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프닝 — 아이가 학교로 뛰어나가는 순간

코스튬 콘셉트

기본 캐릭터부터 시작해, 교복과 체육복까지 — 코스튬 하나하나가 완전히 새로 그린 원화에서 출발합니다. 옷 모양이 실제로 달라야 진짜 다른 코스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색만 바꾸는 방식은 쓰지 않았습니다.

매일 새로 열리는 도전

일일 도전 모드는 그날의 날짜로 코스를 만듭니다. 그래서 같은 날에 플레이한 사람은 모두 같은 골목을 달리게 되고, 그날의 순위표에서 점수를 겨룹니다. 자정이 지나면 코스가 통째로 바뀌어 다시 처음부터 겨루게 됩니다.

몰겜캣의 다음 이야기

「학교가는 길」은 몰겜캣이 만드는 첫 게임입니다. 같은 한국 골목 감성을 이어가는 두 번째 게임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도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작은 게임들을 계속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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